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보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영화. 인스타그램에서 본 이 문구 한 줄이 영화를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뻔한 소재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쉬는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화를 결제했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때면 보통 달달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함께 즐기는데 이번에는 드물게도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본 후 짧은 감상평, 역시 재미있었다. 군데군데 포진한 웃음 포인트들이 좋았고 뻔한 소재에 의외의 설정을 버무린 게 신선했다. '주인공 왜저래!' 하면서 막 웃다가 공감되는 부분에서는 무릎을 탁 치고, 결말로 흘러가는 중 겪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는 입을 꾹 다물고 보기도 했다. 완벽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그냥.. 이 영화가 내 이야기같았다. 왜 보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는지 백프로..
일교차가 심한 하루하루마다 어떤 계절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아리송하다. 집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전기장판을 틀고 극세사 잠옷을 입는데 외출할 때는 왠지 가벼운 옷차림을 해야할 것 같고. 그렇게 날씨 눈치를 보며 후드티 한 장, 맨투맨 한 장 입고 나간 요 며칠은 정말 추워서 혼났다. 별일 없으면 매일 들리는 도서관도 공기가 상당히 차갑다.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 때면 손 끝이 시렵다. 그래도 아침나절을 도서관에서 버티고 점심 때쯤 나오면 바깥 햇살이 퍽 따뜻해서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흐린 날씨 때문에 햇빛을 못 본지 며칠 되긴 했지만 조금 더 날이 풀리면 어디보다도 좋은 우리집 앞 산책길을 걸어야겠다.ㅡ여기까지 4월 17일에 써뒀는데, 6일이 지난 지금 날씨는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다. 다만 ..
낮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점심을 먹는데 친구가 말했다. 인터넷에서 본 사건사고들이 정말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갈수록 실감한다고, 이번 내 사고 이야기를 듣고 더욱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고. 나는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제는 누군가의 사고나 투병기를 가볍게 흘려들을 수 없다. 겪어봤기 때문이다. 4월 16일, 특별히 한 일은 없지만 추모의 의미로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었다. 늦은 밤 읽고 잤더니 아침에 눈이 퉁퉁 부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도 이렇게 울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내 상황과 심리상태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더 감정이입이 된 것 같다. 아주 많이 슬프고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