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지은이: 하완 _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정신교육을 받는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돼."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노력하지 않고 얻은 성공은 비겁한 거야." 이런 교육 말이다. 우리는 이런 말들을 신앙처럼 품고 살아간다. 이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세상을 좀 살아보면 알게 된다. 아니, 살면 살수록 아니라는 것을 더 크게 느낀다고나 할까? 그래서 혼란스러운 거다. 우리의 가치관이 흔들리니까. 열심히 노력했다고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했다고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우리의 믿음, 즉 '노력'이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이다. 나는 죽어라 열심히 노력했는데 고작 이 정도고..
예전에는 비 오는 날을 무척 싫어했다. 애써 말아놓은 앞머리가 쳐지고 운동화 앞코가 젖어 발이 축축해지는 걸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발을 샌들로 바꿔 신고 앞머리는 포기했더니(?) 순식간에 비 오는 날이 좋아졌다. 너무 손쉽게 뒤바뀐 감정이 얼떨떨하지만 아직까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있다. 오늘은 지난 주부터 예보된 봄비가 내리면서 아침부터 날이 흐렸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이어폰을 꽂는데 평소 듣던 플레이리스트가 아닌 새로운 노래가 듣고 싶어 잠시 고민하다가 폴킴을 떠올렸다. 적당히 내리는 비와 무채색의 하늘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가사도, 음성도, 멜로디도. 나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1곡 무한 반복을 설정한 후 집을 나섰다. 단둘이서 영활보자 할까 시시하진 않을까 어떤 얘..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지은이: 신미경 _ 어떤 순간에도 임시의 삶은 없다. 어제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내일은 어떤 예측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가장 확실한 것은 나는 지금을 살고 있고, 나를 잘 돌보며 사는 것만큼 확실한 만족을 주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_ 과대 포장 장보기에서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운반에 드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포장재를 따로 거두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주문하자는 원칙이다. 그러자면 계획적인 식단이 필요하고, 일요일은 일주일 치의 식단을 짜는 날이 된다. 표를 만들어 단백질과 채소, 탄수화물, 지방으로 칸을 나누고, 단백질 음식 재료를 중심으로 주인공이 될 메뉴를 정한다. 날씨 예보를 보고 서늘한 날 마음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