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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보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영화. 인스타그램에서 본 이 문구 한 줄이 영화를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뻔한 소재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쉬는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화를 결제했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때면 보통 달달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함께 즐기는데 이번에는 드물게도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본 후 짧은 감상평, 역시 재미있었다. 군데군데 포진한 웃음 포인트들이 좋았고 뻔한 소재에 의외의 설정을 버무린 게 신선했다. '주인공 왜저래!' 하면서 막 웃다가 공감되는 부분에서는 무릎을 탁 치고, 결말로 흘러가는 중 겪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는 입을 꾹 다물고 보기도 했다. 완벽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그냥.. 이 영화가 내 이야기같았다. 왜 보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는지 백프로..
요리, 음식, 디저트에 관련된 영화는 조건반사적으로 좋아한다. 그러한 주제이고, 게다가 좋아하는 카페 사장님의 추천작품이기도 한 이 영화를 시간이 여유로울 때 넉넉한 마음으로 보고 싶었다. 마침 설날 전날 집에 내려가는 열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비었고, 이때다 싶어 맛있는 빵과 과자 등을 곁들여 느긋하게 영화를 즐겼다. 다시 보니 시기상으로도 참 잘 어울리는 영화였구나. 「남극의 쉐프」는 남극 관측을 온 다양한 직군의 대원들과 그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조리 담당 '니시무라'의 이야기를 그렸다. 우주보다 가까운 남극의 이야기라 더욱 피부로 와닿는 점이 좋았다. 극한의 추위와 외로움 속에서 기댈 것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음식들. 평범한 일본 가정식부터 꽁꽁 얼어버린 오니기리, 생일 기념 대..
얼마 전부터 자꾸 눈에 밟히는 영화였다. 월간 인기 영화 TOP100에서도, 팔로우한 인스타그래머의 피드에서도 이 영화의 이름이 자주 보였다. 최근 일본 영화를 많이 봤고 로맨스는 보고 싶지 않아 모른 척 했는데 막상 다른 걸 보자니 무슨 영화를 볼 지 모르겠어서 그냥 가장 기억에 가깝게 남아있던 이 영화를 골랐다. 시공간에 상상력을 더한 소재의 영화들은 우선 그 세계관을 확실히 파악하지 않으면 몰입하기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영화도 세계관 설정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사실 처음엔 자꾸 논리적인 생각만 들었다. '서로의 시간이 반대로 가는데ㅡ한 명은 갈수록 어려지고 다른 한 명은 갈수록 늙어가는 건가? 그럼 어려지는 사람은 결국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뜻? 30일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