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백수일기 D+42 본문

일단쓰고봅니다/백수일기

백수일기 D+42

김연어의하루 2018. 9. 7. 09:48

*먹은 것

아침: 포도, 식빵(토마토잼+땅콩버터), 바나나

점심: 참나물+약고추장 넣고 비빔밥, 계란말이, 아몬드

간식: 카누 아이스 아메리카노, 구구콘

저녁: 밥, 돈까스, 김치볶음, 오이장아찌

 

**간 곳

무중력지대 G밸리

다이소

도서관

이마트 노브랜드

JAJU

운동

 

 

 

 

 

***2018년 9월 6일 목요일

 

 

1. 또 갔어요, 무중력지대

 

 어제 잠깐 스쳐지나갔던 무중력지대 G밸리의 매력을 잊지 못해 오늘은 작정하고 하루를 거기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편한 옷차림에 간단히 읽을 책 한 권과 할 일 몇 개를 챙겨갔다. 으아. 역시 좋아. 간단한 조리시설도 갖추어진 곳이라 거기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도 많았고 자는 사람, 노는 사람, 노트북하는 사람 등 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그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게 신기했다.

 

 모든 게 다 좋지만 특히 최신 도서가 많이 구비되어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 한가득 꽂혀있는 걸 보고 신나게 읽을 책 목록까지 작성해뒀다. 지밸리에 올 때는 따로 할 일을 챙겨올 게 아니라 빈손으로 와서 느긋하게 책만 읽다가도 무척 좋을 것 같다.

 

 

2. 인생 트렌치코트를 찾아서

 

 난 트렌치코트 유목민이다. 약 2년 동안 여러 트렌치코트를 사보고, 실패하고, 정착하지 못한 채 마음에 쏙 드는 단 하나의 트렌치코트를 찾기 위해 방황중이다. 다른 볼일로 잠깐 들린 아울렛 매장에서 트렌치코트를 둘러보다가 JAJU에서 간만에 조금(?) 마음에 드는 걸 찾았는데 살지 말지 매우 고민된다. 편한 차림(feat.냉장고바지)으로 가서 걸쳐봐서 그런지 옷이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 알쏭달쏭. 내일 외출복 상태로 가서 다시 한번 입어 볼 생각이다.

 

 

3. 오늘 일기 중 가장 진지한 부분

 

 저녁 먹고 운동 나가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멍하니 일몰을 구경했다. 남자친구와 어디 여행 갈 때면 일몰 보기는 늘 필수 코스이자 여행을 마무리하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차를 타고 시간에 맞춰 일몰 장소로 허둥지둥 이동하는 고생 없이 가만히 방에 앉아서 지는 노을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기분이 가라앉고 좀 침울해졌다. 바쁘게 움직이고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이렇게 한번씩 모든 게 멈춘 느낌이 들 때면 마음 속 어두운 부분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 같다. 분위기가 만들어주는 또다른 나의 기분.

 

 

4. 목요일의 글쓰기, 쉽지 않네요

 

 목요일의 글쓰기 시작. 그런데 생각보다 더 힘들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수첩에 적어놓기 때문에 술술 써내려갈 줄 알았는데 '뭔가 교훈을 주는 거창한 글을 쓰고 싶은 병'에 걸렸는지 내가봐도 민망할 정도로 힘이 꽉꽉 들어가서 도저히 공개글로 바꾸질 못하겠다. 일단 나는 밤에 글 쓰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쓴 글이어도 밤에 쓴 글은 못 믿겠다. 운동 다녀와서 밤 10시 넘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어쩌면 이것부터가 불행의 시초였을지도. 다음 주부터는 꼭 낮, 아니 아침에 써봐야겠다. 그리고 힘 좀 빼고 쓰자. 하하. 난 조언전도사가 아니라 편하게 일상을 풀어내는 에세이스트라는 걸 잊지말기!

'일단쓰고봅니다 > 백수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수일기 D+44  (0) 2018.09.09
백수일기 D+43  (0) 2018.09.08
백수일기 D+41  (0) 2018.09.06
백수일기 D+40  (0) 2018.09.05
백수일기 D+39  (0) 2018.09.0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