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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D+25

김연어의하루 2018. 8. 21. 07:38

*먹은 것

아침: 오미자주스, 무화과 페스츄리

점심: 한강공원에서 진짬뽕&KGB맥주

간식: 아이스 아메리카노

저녁: 간장계란밥

 

**간 곳

여의도 한강공원

스타벅스

직장인 요가교실

운동

 

 

 

  

 

***2018년 8월 20일 월요일

 

 

1.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합니다

 

 별로 한 건 없는데 왠지 정신없는 하루. 갑자기 10월에 가족여행이 정해졌고 내일은 이모랑 점심을 먹고 지금 읽고 싶은 책이 있고, 등 뒤편 콘센트에 충전중인 핸드폰 진동이 괜히 신경쓰이는 그런 복잡한 상태이다.

 

 

2. 한강 변두리의 낭만

 

 아주아주 급만남이 성사되었다. 장소는 여의도 한강공원. 지하 깊숙이 자리한 5호선을 타고 세 번의 에스컬레이터를 거쳐서야 지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난 한강공원이 처음이라 준비가 많이 부족했는데 다행히 A가 센스있게 돗자리도 챙겨오고 편의점 위치까지 알아뒀다. 한강공원 나들이의 상징인 라면 한 그릇 얼른 끓이고, 도수 낮은 달달한 술들을 챙겨 한강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날씨는 흐렸지만 그게 더 운치있다. 한강 너머 빌딩 너머 어렴풋이 꼭대기만 내밀고 있는 남산타워가 반가웠다. 강변에 앉아 이런저런 삶의 고단함을 풀어내는 우리들. 오랜만에 '서울에 오길 잘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변과 돗자리 그리고 맥주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술을 잘 못 마시면서도 이 조화가 주는 분위기가 좋다.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한 것 같다. 어떤 부분이 충족되면 그 반대의 부분에서 결핍을 느끼고, 내가 갖지 못한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동경하는. A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저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괜히 궁금해진다. A는 지금의 내 자유를 부러워 한다. 물론 내가 자유롭긴 하지만, 요즘의 난 나를 돈 까먹는 기계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흐흐흐. 어쨌든 이런 다양한 생각의 확장을 위해 사람을 만나야 하나 보다. A가 날 불러줘서 진심으로 고마웠다.

 

 

3. 어쩌면 TMI

 

 요가교실 오고갈 때 자전거를 이용하려고 평소처럼 일일권 구매를 눌렀는데, 생각해보니 한 달 정도 이용해야하니까 매번 끊는 것보다 정기권을 하나 끊어놓는 게 나을 것 같아 처음으로 정기권을 결제했다. 그런데 맙소사. 30일 정기권(2시간)이 7천원이다. 일일권으로 하면 2시간에 2천원인데. 정기권 한번 끊고 세 번정도 타면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게다가 2시간을 초과해서 이용하고 싶을 경우, 한번 반납하고 재대여를 하면 또 2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1시간권은 1시간!) 날이 좀 더 선선해지면 그동안 버스 타고 다닌 주변 지역들을 몽땅 자전거로 다녀도 될 듯 하다. 아아. 서울 따릉이 너무 좋아!

 

 

4. 짤막한 요가교실 후기

 

 내가 또 고통의 시간을 자진해서 얻었다는 걸 깨달았다. '요가'라고 하면 뭔가 일단 좋은 느낌이 풀풀 나고 있어보이니까 신청한 건데 동작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몸이 뻣뻣해서 죽을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호흡하고 명상하는 시간이 제일 좋다. 그래도 남은 시간동안 수업은 절대 안 빠질거고 이번 수업을 통해 내게도 유연함이 조금쯤은 생기기를 바래본다.

 

 

5. 밤낮으로 지킬앤 하이드

 

 이상하게 밤만 되면 취업 욕구가 불타오른다. 잠자려고 누운 자리에서 이유도 없이 구직 어플의 현황이 궁금해지고, 요즘은 어떤 채용 정보가 올라오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평소 관심있던 회사의 채용정보는 물론(과거 채용정보 포함) 면접 후기, 심지어 근무중인 사람의 일상 블로그 탐색까지 이어진다. 그러다가 잠시 후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밤 사이 뭘 찾았는지조차 까먹고 다시 열심히 유유자적 백수의 하루를 보낸다. 쉬고 싶은 건지 일하고 싶은 건지 소속을 하나로 딱 정했으면 싶은데 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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