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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본문
얼마 전부터 자꾸 눈에 밟히는 영화였다. 월간 인기 영화 TOP100에서도, 팔로우한 인스타그래머의 피드에서도 이 영화의 이름이 자주 보였다. 최근 일본 영화를 많이 봤고 로맨스는 보고 싶지 않아 모른 척 했는데 막상 다른 걸 보자니 무슨 영화를 볼 지 모르겠어서 그냥 가장 기억에 가깝게 남아있던 이 영화를 골랐다.
시공간에 상상력을 더한 소재의 영화들은 우선 그 세계관을 확실히 파악하지 않으면 몰입하기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영화도 세계관 설정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사실 처음엔 자꾸 논리적인 생각만 들었다.
'서로의 시간이 반대로 가는데ㅡ한 명은 갈수록 어려지고 다른 한 명은 갈수록 늙어가는 건가? 그럼 어려지는 사람은 결국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뜻? 30일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러나 영화가 후반부에 갈수록 그런 논리나 설정을 이해하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두 사람의 감정 자체에 몰입했기 때문이다. '타카토시'가 자신의 처음이 '에미'의 마지막이라는 걸 깨닫게 게 된 순간부터 너무너무 슬퍼졌다. 입장과 이해라는 키워드가 지금 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무척 중요할 때라 더욱 와닿지 않았나 싶다.
후반부에서는 이미 지나간 장면들이 카메라 앵글만 바뀌어 다시 나오는데, 똑같은 장면이라도 타카토시의 시점에서 볼 때랑 에미의 시점에서 볼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에미의 시점에서 하루 하루를 다시 잡아준 게 좋았다. 덧붙여 영화의 배경이 된 교토의, 눈에 익은 몇 군데가 나와 반가웠다. 다시 간다면 이들을 떠올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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