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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일기 #3

김연어의하루 2019. 4. 3. 10:37


 아주 기분 좋은 늦잠을 잤다. 일명 '정시 늦잠'이라고 하는데, 알람으로 깨서 시계를 보고 정시에 맞춰서 다시 일어나겠다는 다짐을 한 후 다시 자는 것이다. 나의 정시는 5분 단위로 정의된다. 20분, 25분, 30분, 35분 등등. 시계를 봤는데 26분이면 4분 더 자서 30분에 일어나야 하고 만약 32분에 눈을 떴다면 3분 더 잘 수 있다. 혼자 만든 뫼비우스의 띠같은 규칙에 즐거워하며 실컷 잠을 잤다. 신기하게도 시계를 딱 봤을 때 정시였던 순간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거 참 내 자신에게 너무 관대했나 허허-하며 슬슬 일어난 시간이 9시 20분. 사실 늦잠 자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씩은 이렇게 무의식이 이끄는대로 늦잠을 자도 괜찮겠다. 늘 엄격하게 생각했던 부분에서 스스로에게 선물한 관대함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밖을 보니 햇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바람은 차갑지만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이라 창문을 활짝 열었다. 좋은 날씨는 언제나 행복을 준다. 우선 세탁기를 돌려놓고 어떤 하루를 보낼지 곰곰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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