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어의하루 2018. 8. 3. 10:46

*먹은 것

아침: 바나나우유, 모닝롤 2개(무화과잼+땅콩버터)

점심: 짜파구리

간식: 화이트마카다미아 쿠키

저녁: 클라우드 치즈 케이크, 아이스 아메리카노

 

**간 곳

전시몰 문래점

스타벅스

관객의취향

 

 

 

 

 

 

***2018년 8월 2일 목요일

 

 

1. 백수의 여름날

 

 너무 '알찬 하루'에 집중한 나머지 벌써 방전된 걸까?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게 많다고 느껴진 하루였다. 더위에 지쳐 오후에는 그냥 디비져 자기도 했다. 잠깐의 낮잠도 낭비같아서 망설였다가 '그래 누가 뭐라 하겠어'라는 심정으로 마음껏 방종을 즐겼다. 시원하다는 장점밖에 없던 회사를 나온 후 매일매일 온몸으로 여름을 느끼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전 회사를 다닐 때도 여름에만큼은 절대 퇴사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여름을 버티고 일년을 나고, 또 새로운 여름을 맞이하면서 그렇게 사 년을 보냈었다.

 

 

2.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새 노트북을 사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사실 간단한 이치다. 돈을 더 쓰면 더 좋은 노트북을 얻는 것이고 돈을 덜 쓰면 덜 좋은 노트북을 얻는 것. 나는 돈을 덜 쓰고 더 좋은 노트북을 얻고 싶어서 몸과 마음을 고생시키는 중이다. 그게 진짜 필요한 거야? 너무 사치스러운 취미 아니야? 라는 물음들이 계속 떠오르고, 노트북 값 만큼의 벌이는 하고 싶은데 나는 혼자서는 천 원 벌기도 버거운 사람이란 걸 깨닫고 좀 슬펐다.

 

 인스타 팔로우한 사람 중에 나중에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 이 분은 단순히 해외 생활을 원하는 게 아니라 언제까지 어떤 공부를 하고, 그때 밥벌이를 위해 이러한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다. 조금만 힘들어도 '정 안 되면 그냥 일본 가서 일해야지'라고, 그야말로 막연하게 일본을 도피처로 바라보는 나와 많이 달라서, 그래서 이 분의 글을 보고 혼자 부끄러움을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밖으로 나간다면 내 몸 하나 건사할 수 있는 밥벌이 수단이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했을 때 아직까지는, 하나도 없다.

 

 

3. 백수의 여름밤

 

 관객의취향에서는 항상 위로를 받는다. 비록 오픈 시간을 잘못 체크해서 한 시간 반이나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예상에 없던 스타벅스행이 추가됐지만 그래도 좋았다. 오늘의 상영 영화는 『기쿠지로의 여름』. 이 영화의 OST인 'Summer'가 너무 유명하다보니 영화 자체보다는 OST가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결론은 영화도, OST도 모두모두 훌륭했다.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일본 특유의 영상미도 참 좋았고. 이 영화를 여름에 볼 수 있어 감사했고 여름이 있음에 감사했을 정도였다. 좋은 영화를 또 알게 되서 기뻤다. 예상에 없이 많이 꼬인 하루 끝에서 다시 행복을 느꼈고, 여기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건 퇴사한 덕분이야-라는 긍정 마인드(?)를 되찾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도 네거티브한 생각이 많았던 하루라서 난 내가 벌써 백수 생활이 질린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치만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허탕도 치고 잃기도 해보고. 백수라고 모든 일이 뜻대로 되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4. 덧붙임

 

위에 적은 인스타 팔로잉 분의 피드에서 발췌한 좋은 내용 기록하기.

 

*

 

목표에 대해 생각하자.

1)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도달/얻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2)이 일이 과연 목적적 목표(그 자체가 원하는 일이라서 이뤄야 하는 것)인지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이를 이루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환경 변화를 실천한다★

물론 중간에 계획이 수정되고 때론 목표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플랜 없이 무작정 실행하는 것보다는 미리 설계해보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본다.

 

출처: 인스타그램 @booktiful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