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쓰고봅니다/직장인일기
휴직일기 #13
김연어의하루
2019. 4. 17. 10:25
일교차가 심한 하루하루마다 어떤 계절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아리송하다. 집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전기장판을 틀고 극세사 잠옷을 입는데 외출할 때는 왠지 가벼운 옷차림을 해야할 것 같고. 그렇게 날씨 눈치를 보며 후드티 한 장, 맨투맨 한 장 입고 나간 요 며칠은 정말 추워서 혼났다.
별일 없으면 매일 들리는 도서관도 공기가 상당히 차갑다.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 때면 손 끝이 시렵다. 그래도 아침나절을 도서관에서 버티고 점심 때쯤 나오면 바깥 햇살이 퍽 따뜻해서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흐린 날씨 때문에 햇빛을 못 본지 며칠 되긴 했지만 조금 더 날이 풀리면 어디보다도 좋은 우리집 앞 산책길을 걸어야겠다.
ㅡ여기까지 4월 17일에 써뒀는데, 6일이 지난 지금 날씨는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다. 다만 지금은 미세먼지가 해도해도 정말 너무했다.
나는 주로 네이버 앱 메인화면에 나오는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는데 '매우나쁨'을 나타내는 빨간색 막대기가 폭발할 듯이 뻗은 걸 보고 심하게 절망했다. 아침 일찍 널어둔 빨래를 제대로 말리려면 창문을 활짝 열고 바람을 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무시무시한 수치를 보니 창문을 열 용기가 나질 않았다. 대신 이를 악물고 1시간마다 미세먼지 예보를 체크했다. 16시에는 괜찮아질까, 17시에는 괜찮아지겠지, 21시라도 좋아.. 그러나 자정 넘어서까지도 빨간막대기는 요지부동. 마음이 갑갑했다. 온 집안이 눅눅해진 듯한 느낌으로 잘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