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쓰고봅니다/직장인일기
휴직일기 #1
김연어의하루
2019. 3. 31. 18:51
1. 최근 '내게도 이런 일이'라는 문장을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사건이 몇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의 여파로 회사를 쉬게 되었다. 바로 내일부터 휴직에 들어가는데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벚꽃 찬란할 4월이 마냥 두렵다.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몸과 마음을 잘 회복할 수 있을까. 좋은 나날이 되기보다는 무탈한 나날이 되었으면 한다.
2. 요란한 봄비 소식에 외출 계획은 다 접어두고 열심히 집안 청소를 했다. 제일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선반 정리였는데, 자질구레한 문구용품과 각종 정보가 담긴 종이뭉치 중 필요한 것만 골라내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전부 중요해 보이고 전부 필요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도 좋아하는 카테고리에서는 마음이 많이 약하다. 그래도 몇 시간 동안 선반을 붙들고 분류하면서 버릴 것을 한 묶음 추렸다. 이 정도라도 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3. 쉬는 동안 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 글도 많이 쓰고 싶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