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어의하루 2018. 8. 19. 10:21

*먹은 것

아침: 석류주스, 한입맘모스

점심: 끓인 누룽지

간식: 아이스 아메리카노

저녁: 워크숍 뒷풀이에서 치맥!

 

**간 곳

스토리지북앤필름

스토리지북앤필름 분점

곰발커피

별책부록 워크숍

별책부록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1. 날씨의 축복

 

 아침에 빨래방 갈까 하다가 늦잠도 잤고 귀찮아서 패스. 대신 집에서 부지런히 빨래를 돌렸다. 오늘에서야 말복매직을 실감했다. 늦겨울 바람처럼 아주 선선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봄은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었던 기억이 그닥..) 덕분에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빨래를 말렸다. 에어컨도 필요없는 고마운 아침 날씨였다.

 

 

2. 연쇄 행복

 

 워크숍까지 여유있는 시간, 시원한 바람, 햇빛이 있긴 해도 땀이 하나도 안나는 보송한 여름. 서두르지 않아도 지하철과 버스는 알맞은 시간에 와 주었고, 빈자리에 앉아 편하게 후암동 언덕배기를 지났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책을 샀다. 그런데 사려던 두 권 중 한 권은 분점에 있대서 나보고 분점으로 가달라 한다. 남은 시간 동안 근처 해방촌 카페에서 책을 읽을 요량이었는데 생각보다 분점이 거리가 있고 귀찮기도 해도 다른 곳에서 살까 했는데 다른 책 사은품을 먼저 챙겨주시는 사장님의 배려에 어쩔 수 없이 분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네이버 지도 상 분점 가는 길이 골목골목으로 이어져서 내가 좋아하는 골목길 풍경이 계속 나왔고, 그토록 보고 싶던 전깃줄 없는 깨끗한 남산타워 뷰까지 볼 수 있었다. 분점 방문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몰랐을 보물같은 길과 풍경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네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자신있게 후암동이라고 말해야겠다고.

 

 분점에 가기 위해 후암동종점 로터리까지 내려왔으니 다시 올라가서 카페 찾기도 귀찮고, 바로 근처인 곰발커피에 또 갔다. 언젠가 한번 더 들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또 갔다. 여전히 아늑하고, 조용하며 나만의 시간을 갖기에 좋은 공간. 거기에 커피도 맛있고 자잘한 조약돌 얼음까지 완벽하다.

 

 놀랄만큼 순식간에 행복한 일들만 이어져서 어리둥절했다.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거니.

 

 

3. 이렇게 또 누군가의 팬이 되고

 

 서점에서 산 책은 <도쿄규림일기>와 <뉴욕규림일기>였다. 도쿄규림일기를 잠깐 읽었는데, 이렇게 사게 될 거 퍼블리셔스 테이블에서 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된다. 가격도 더 저렴하고 작가님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래도 24일 작가와의 만남이 있으니 위안이 된다) 가벼운 듯 하면서도 가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문장들이 매력적이다.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도 생각을 갖게 만들어주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4. 워크숍 마지막 날

 

 정직한 소제목처럼 오늘이 별책부록 라이팅클럽 워크숍 마지막 시간이었다. 6주간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가장 더웠던 올해의 여름, 뜻밖의 백수가 된 이 계절을 라이팅클럽과 함께 보냈다. 글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나눈 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내게 많은 것을 남겨준 워크숍이었다. 여러 선생님 뿐만 아니라 수강생들에게서도 좋은 자극을 받았고, 앞으로도 글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