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어의하루 2018. 8. 12. 11:14

*먹은 것

아침: 사과+케일, 고구마크림치즈 사워도우, 팥샌딩 브레드

점심: 밥, 육전, 생선전, 깻잎무침

간식: 뻥소리, G7커피, 베리베리치즈케이크피자 2조각

저녁: 골든에일 맥주, 만두, 계란말이

 

**간 곳

별책부록 워크숍

해방촌 신코

 

 

 

 

 

***2018년 8월 11일 토요일

 

 

1. 여름 칩거

 

 저녁 워크숍 수업때까지 집에만 있었다. '웬만하면 집에서 나가자!' 라는 강박관념을 깨뜨린 것 같아 스스로가 대견했다. 적당히 집안일을 하고, 밥을 먹고, 글을 쓰며 가끔 늘어지기도 하는 소위 '집순이'의 기분을 오롯이 만끽했다. 햇빛이 가장 강렬하게 들어오는 오후 세 시에는 뜨거운 커피를 끓여 마시기도 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한나절동안 집에서 여름을 느꼈다. 더위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한번씩 등에 땀이 훅 배이긴 하지만 아침에 한해서라면 얼마간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하나도 덥지 않다. 너무 심한 더위나 장마보다는 이런 날씨가 꼭 여름답다. 적당히 더위를 밀고 당기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한 자연의 색을 보여주는 계절. 처음으로 여름이 좋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정을 붙이다 정을 떼다

 

 맥북은 아침에 한 시간 가량 만지작거리긴 했는데 글쎄. 아직은 쉽게 정이 안 간다. 아직도 간단한 작업은 원래 쓰던 넷북으로 한다. 자주 쓰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얼른 세팅해야 그나마 익숙해질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넷북을 팔 경우를 대비해서 시세를 한번 검색해봤다. 당연히 좋은 값 받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꾸준히 판매글이 올라오고 판매완료가 되는 걸 보면 수요가 있는 듯 했다. 그런데 시세보다도 내 눈길을 이끈 건 넷북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 넷북은 노트북보다는 태블릿, 스마트폰에 더 가까운 수준이라는 내용이었는데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런 혹평(?)을 받고 있음에도 거의 삼여 년 간 별 문제 없이 잘 썼다는 게 신기했다. 생각해보면 일본 출장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한 고마운 녀석이다. 용량 문제만 아니었으면 계속 썼을텐데 라이트룸을 돌리기에는 최소 사양조차 되지 않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아. 넌 참 좋은 넷북이었어. 보내줘야 되는 걸 알지만 보내기 싫다.

 

 

3. 뒷풀이 1주차

 

 별책부록 워크숍은 다음주면 마지막이다. 다가오는 종강이 아쉬워 그동한 함께 수업한 수강생들과 간단히 맥주 한잔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처음에는 약간 어색한 듯 쑥쓰러운 분위기였지만 곧 다들 술술 대화를 이어갔다. 공통의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각자의 이야기에서 또 함께의 이야기로 돌아오기도 하고, 삶의 고단함이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흘러가기도 했다. 이렇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 게 얼마만인지. 독특하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