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 D+13
*먹은 것
아침: 사과+케일, 모닝롤(딸기잼+땅콩버터)
점심: 비빔국수
간식: 고르곤졸라 치즈케이크, 흑미콩크림케이크, 아이스 아메리카노
저녁: 연어회, 케밥, 체리
**간 곳
망향비빔국수
광명동굴
키에리
킴스클럽
운동
***2018년 8월 8일 수요일
1. 오늘은 관광객 모드 일기입니다
손님이 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실 청소하고 설거지하며 손님맞이를 위해 부지런을 떨었다. 정해진 일상보다는 놀고 먹는 것에 더 충실한 하루였다. 즐겁긴 했지만 일기가 짧아지는 건 어쩔 수 없네 하하.
2. 첫번째 코스: 광명동굴
광명동굴은 더운날 가고 싶어 아껴둔 관광지인데 마침 햇빛도 쨍하고 동행자도 있어 가보기로 했다. 휴가철 지난 평일 낮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예상했는데 주차장을 꽉 메운 자가용을 보고 놀랬다. 동굴이 시원하긴 진짜 시원했다. 우리 앞에 가던 어떤 부부가 이렇게 말하더라. 만 이천원 짜리 에어컨 쐬러 왔다고.
생각보다 빠르게 관광을 마치고 나왔다. 동굴 밖 오른쪽으로 졸졸 흐르는 냇가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발을 담궜는데 물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지난 속초 여행에서 만난 바닷가는 햇빛에 달궈져 뜻뜨미지근했는데 신기하다. 그래서인지 동굴보다 그 냇가에서 느낀 물의 온도가 더 기억에 남는다.
3. 두번째 코스: 키에리
광명에서 이태원까지는 멀고 힘든 길이지만 타이밍 좋게 도착한 지하철들 덕분에 나름 빠르게 도착했다. 웨이팅을 각오하고 왔는데 앉을 자리까지 있어주니 땡큐. 한 시간 반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케익을 먹었다. 동행자가 원한 곳이긴 했지만 이곳을 먼저 제안한 건 나였다. 서울에만 있는 색다른 케이크를 소개하고 싶었다. 두번 먹어도 맛있는 고르곤졸라 치즈케이크와 내마음의 일번 흑미콩크림 케이크까지 깔끔하게 클리어했다. 적당히 배고픈 시간에 들어와 이야기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행복했다.
4. 마무리
특별히 계획을 짠 곳은 광명동굴과 키에리뿐이고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움직이거나 일상속에서 가볍게 지난 곳이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백수의 휴가같은 날이었다. 분명 여러 일이 있고 즐거운 기억이 쌓였지만 백수일기에 표현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 으음. 혹시나 다음에 또 백수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좀 더 풍부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